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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과 5년을 함께한 반려새, 버지들의 진짜 이야기

by 캐나다루루댁 2025. 4.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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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우리 가족과 함께 살아온 반려새, 버터·코코·페퍼의 솔직한 일상 이야기. 새들과의 교감, 입양의 현실, 그리고 진짜 키워본 사람만 아는 생생한 경험을 공유합니다.

목차

1. 처음 만난 그 눈빛, 그래서 나는 버지를 입양했다
2. 에이스와 블루, 우리가 처음 사랑했던 새들
3. 버터, 코코, 페퍼… 세 마리의 성격이 너무 달라서 웃긴다니까?
4. 하루 종일 뭐 하냐고요? 얘들 하루는 나보다 바빠요
5. 예쁘다고 덜컥 입양하면 안 되는 이유
6. 처음 새 키울 거라면 꼭 알았으면 하는 현실 팁
7. 얘네랑 말이 통해요… 정말로요
8. 마무리

1. 처음 만난 그 눈빛, 그래서 나는 버지를 입양했다

사람마다 마음을 움직이는 생명이 다르다. 누군가는 강아지에게 끌리고, 또 누군가는 고양이에게 마음을 준다. 그런데 우리 가족에게 첫 감정을 준 건 바로 작고 영리한 새들이었다. 그때 마트 근처 분양 공고에서 처음 본 ‘버지’라는 이름의 작은 새들. 처음 눈이 마주친 순간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유난히 맑고 호기심 가득한 눈빛에, 나도 모르게 ‘이 아이는 꼭 우리 가족이 되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우리는 많은 고민 끝에 입양을 결심했고, 그 순간부터 새들과의 특별한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작고 연약해 보이지만, 함께 지내다 보면 이 아이들이 얼마나 감정이 풍부하고 교감을 나눌 수 있는지 알게 된다. 입양이라는 결정은 단순히 새를 키운다는 것을 넘어서, 또 하나의 가족을 맞이하는 일이었다.

2. 에이스와 블루, 우리가 처음 사랑했던 새들

우리 가족의 첫 반려새였던 에이스와 블루는 잊을 수 없는 존재들이다. 두 아이는 무료 분양을 통해 우리 품에 들어왔고, 당시엔 새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었지만 그만큼 순수한 마음으로 사랑하고 보살폈다. 에이스는 하얗고 하늘빛이 어우러진 예쁜 깃털을 가지고 있었고, 성격도 똑똑하고 붙임성이 많았다. 이름을 부르면 어깨에 올라와 머리카락을 쪼아주며 장난을 치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블루는 그런 에이스를 하루 종일 따라다니던 귀여운 아이였고, 두 새는 항상 함께였다. 하지만 어느 날, 에이스가 막내딸의 발에 실수로 살짝 밟히는 사고가 있었다. 그 이후부터 이상 행동이 보이더니, 결국은 우리의 곁을 떠났다. 가족 모두가 큰 충격을 받았고, 그 상실감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웠다. 블루 역시 에이스가 떠난 후 점점 기운을 잃었고, 몇 주 후에 우리 곁을 떠났다. 그 짧은 시간이었지만, 두 아이는 우리 가족에게 진짜 사랑과 상실의 감정을 가르쳐 주었다.

3. 버터, 코코, 페퍼… 세 마리의 성격이 너무 달라서 웃긴다니까?

지금 함께하고 있는 세 마리의 새들 — 버터, 코코, 페퍼 — 는 정말 각각 개성이 뚜렷해서 볼 때마다 웃음이 난다. 먼저 버터는 작은 체구에 조용한 성격이지만, 호기심과 용기가 가득한 아이로 처음 우리에게 다가왔던 새다. 손을 내밀면 제일 먼저 다가오는 버터의 용감함은 매번 감탄을 자아낸다. 반면 코코는 하얀 깃털을 가진 여자아이로, 무척 신중하고 조심스럽다. 쉽게 다가오지 않지만, 간식을 손에 들고 있으면 살짝 다가오는 그 모습이 얼마나 귀여운지 모른다. 페퍼는 이들과 완전히 다르다. 진한 블루색을 가진 이 자유로운 영혼은 여전히 손에 오르지 않지만, 커튼봉 위에서 우리를 바라보는 눈빛에서 미묘한 정이 느껴진다. 처음엔 왜 이렇게 다를까 싶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이 차이가 오히려 새들과의 관계를 더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마치 사람과 사람 사이 관계처럼, 천천히 서로의 리듬에 맞춰가며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이 참 아름답다.

4. 하루 종일 뭐 하냐고요? 얘들 하루는 나보다 바빠요

버지들과 함께 사는 하루는 생각보다 꽤 분주하다. 아침이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물 갈아주기. 깨끗한 물을 갈아주고 목욕통에 물을 채워주면, 코코가 제일 먼저 날아와 푸드득거리며 목욕을 한다. 뒤이어 버터가 장난스럽게 날개를 펼치며 따라오고, 페퍼는 멀찍이서 조용히 구경만 한다. 아침 식사는 상추 한 장과 밀렛으로 시작된다. 과일은 잘 안 먹지만, 신선한 상추엔 눈을 반짝이며 날아드는 모습이 너무 귀엽다. 새장 문을 열어주면 조심스럽게 바깥세상으로 나오고, 거실 여기저기를 탐험하며 날아다니다가 피곤해지면 스스로 다시 들어가 쉰다. 오후엔 창가에서 햇빛을 받으며 졸기도 하고, 가끔은 가족의 대화 속에 조잘조잘 끼어들 듯한 울음소리를 내기도 한다. 저녁 무렵이면 조용히 깃털을 다듬고 서로 곁에 모여 잠드는 이 아이들을 보면, 사람보다 더 규칙적인 일상을 살아가는 것 같아 괜스레 존경심이 든다.

5. 예쁘다고 덜컥 입양하면 안 되는 이유

버지를 키우면서 가장 많이 듣는 말 중 하나가 “진짜 예쁘다”, “나도 키워볼까?”라는 말이다. 물론 새들은 정말 예쁘다. 깃털의 색감, 작고 귀여운 몸짓, 또랑또랑한 눈빛까지 사람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는다. 하지만 예쁘다고 덜컥 입양했다가 곧 후회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나도 처음엔 그런 현실을 잘 몰랐다. 청소만 해도 그렇다. 하루만 지나도 바닥엔 깃털과 먹이 찌꺼기가 수북이 쌓이고, 물통은 쉽게 더러워진다. 소리도 만만치 않다. 특히 아침이나 저녁 시간에는 무척 시끄러워지는데, 예민한 이웃이 있다면 곤란할 수 있다. 또 새장은 단순한 장식용이 아니라 통풍, 채광, 습도까지 고려해서 자리를 잘 잡아야 한다. 괜히 사람 왕래가 많거나 어두운 곳에 두면 아이들이 쉽게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런 모든 점들을 생각하지 않고 단지 외모에 반해 입양했다가는, 새도 사람도 모두 불행해질 수 있다. 책임감 없이는 결코 쉽게 선택해선 안 될 일이다.

6. 처음 새 키울 거라면 꼭 알았으면 하는 현실 팁

새 키우기에 앞서 가장 중요한 건 ‘정보’다. 나도 처음엔 단순히 예뻐 보이는 새장을 고르는 실수를 했다. 받은 첫 새장은 너무 높고 좁았고, 그 탓에 블루가 잠자는 중에 아래로 떨어진 적도 있다. 그 일을 겪은 후 우리는 새장 구조를 진지하게 고민했고, 내부가 넓고 각이 진 6각형 구조의 새장으로 바꾸었다. 그 후로는 아이들이 안정적으로 지낼 수 있었다. 새장이 너무 둥글면 새들이 방향 감각을 잃고 불안해하는 경향이 있어, 각진 구조가 더 낫다는 걸 경험을 통해 알게 됐다. 바닥에는 늘 나무를 갈아 만든 펠렛 같은 흡수성 좋은 소재를 깔아둔다. 습기를 잘 잡아주고, 배설물이 묻어도 쉽게 정리할 수 있어서 위생 관리에 큰 도움이 된다. 먹이통과 물통도 단순한 것보다는 슬라이드형으로 교체하니 훨씬 청결하게 유지하기 쉬웠다. 이런 작지만 실용적인 변화들이 새들의 건강과 안정을 지키는 데 있어 정말 큰 차이를 만든다는 걸 몸소 느꼈다.

7. 얘네랑 말이 통해요… 정말로요

처음엔 단지 ‘예쁜 동물’이라 생각했지만, 함께한 시간이 길어질수록 이 아이들과 정말로 ‘소통’이 가능하다는 걸 느끼게 된다. 예를 들어 버터는 내 기분을 감지하는 듯, 내가 슬플 때면 어김없이 가까이 와서 조용히 어깨에 앉는다. 손가락을 배에 살짝 대면 알아듣고 천천히 올라오는데, 그 감촉은 설명할 수 없이 따뜻하다. 코코는 아직도 조심스럽지만, 좋아하는 간식을 손에 들고 있으면 천천히 다가온다. 코끝으로 간식을 살짝 건드리고, 몇 번 망설인 끝에 결국 손바닥 위로 올라올 때의 감동은 정말 크다. 페퍼는 아직도 우리에게 다가오진 않지만, 창틀 위나 커튼봉에서 우리를 바라보는 눈빛은 무언가 말하고 있는 듯하다. 매일 반복되는 소리와 몸짓, 깃털을 부비는 작은 표현들 속에서 우리는 점점 서로를 이해하게 되고, 말은 없지만 ‘느껴지는 교감’을 경험하게 된다. 그것이 바로 이 아이들과 만들어가는 진짜 소통의 방식이다.

8. 마무리

이제는 하루의 시작과 끝을 이 아이들과 함께 보내는 것이 당연해졌다. 아침엔 물 갈고 먹이를 챙겨주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저녁엔 조용히 쉬는 모습에 맞춰 조명을 꺼준다. 그 작은 날개짓 속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깊은 감정과 교감이 담겨 있다. 버터가 코코를 따라다니는 모습, 코코가 간식을 받고 조심스레 다가오는 순간, 페퍼가 멀찍이서 조용히 바라보는 눈빛. 이 모든 장면은 매일 반복되지만, 매일 다르게 마음을 건드린다. 이 아이들은 단순한 애완동물이 아니다. 감정과 성격을 가진 독립적인 존재이며, 우리가 배려하고 이해하며 살아가야 할 가족이다. 키우는 동안 우리는 많은 것을 배운다. 기다림, 존중, 그리고 사랑. 작고 조용하지만 깊은 존재들. 이들과 함께하는 하루는 느리지만, 참 따뜻하고 깊은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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